선수 출신으로 말하건대 럭비는 위험한 스포츠예요

중고등학교 시절 럭비 선수로 활동했었고 지금은 동호인 팀 서울 서바이벌에서 럭비를 하고 있는 김승준입니다.

현재 대한럭비협회 명예기자로 활동 중이에요. 2019년 8월 인천 아시아 럭비 세븐스 시리즈 대회에서 STN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데뷔하기도 했습니다.

1. 럭비 기자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사실 대한럭비협회는 명예기자를 모집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특채나 다름없어요. (웃음)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럭비 이야기를 하는 걸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 후에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곤 했죠. 온라인 상으로 오랜시간 활동을 했었어요.

그러다가 2015년 아시아 럭비 챔피언십에서 박성구 선수(現 현대글로비스 코치)가 은퇴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연락해서 인터뷰를 했죠. 그때 자신감이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 후로 많은 선수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 덕에 럭비계에서 나름 인지도 있는 커뮤니티가 되었죠. 

전역 후에는 국가대표 취재를 하고 싶다는 마음에 대한럭비협회에 연락 했습니다. 저를 이미 알고 계셨던 과장님이 앞으로 같이 활동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셔서 명예기자가 될 수 있었구요. (뿌듯)

2. 럭비가 아직 생소한 분에게 럭비를 조금 소개해주실 수 있다면요?

흔히들 럭비는 축구로부터 나온 스포츠라고 생각하시는데요. 19세기 Football은 현대 축구와 다릅니다. 그때 당시의 풋볼은 공놀이 수준의 스포츠였어요. 지역마다 규칙이 달랐죠.

그래서 이를 통합하는 단체인 Football Association이 1863년에 세워졌습니다. 1871년 FA 대회를 위해 만든 규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몇몇 단체가 탈퇴했고 이들이 새롭게 만든게 Rugby Football Union이에요. RFU는 현재 잉글랜드 럭비 협회를 뜻하기도 하죠.

다시 말해 럭비의 규칙과 효시는 풋볼에서 나온 것도, 축구에서 나온 것도 아니에요. 서로가 갈라진 후에는 계속 충돌하면서 완전히 다른 스포츠로 발전하게 됩니다. 한 예로 럭비는 비디오 판독을 2001년부터 시행하였고, 축구는 2010년대에 도입했어요.

3. ‘럭비공 같다’라는 말을 많이 쓰곤 하잖아요. 그만큼 럭비공의 움직임은 불규칙적인가요?

네, 미식축구공보다 훨씬 불규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김새 자체가 더 뭉툭할 뿐만 아니라 소재도 고무공이라 유독 잘 튕겨요.

‘럭비공 같다’라는 말은 럭비를 대표하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물론 내공이 쌓일수록 이해도가 높아져 공이 어디로 튈지 예상할 수 있어요.

4. 럭비에 있는 독특한 룰이 궁금합니다.

‘럭비는 공을 앞으로 던져서 패스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조금은 껄끄러움을 느끼는 규칙이에요. (웃음)

분명 공이 앞으로 패스 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계속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심지어 럭비 유니언에서는 2001년부터 비디오 판독을 시행했는데도 말이에요.

저 스스로가 내린 결론은 운동 에너지가 포함된 공의 전진은 포워드 패스에서 배제된다는 거예요. 되게 어려운 말일 수도 있는데요. 초보자분들은 공을 앞으로는 패스할 수 없다는 점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웃음)

© 김승준

5. 럭비 경기를 보면 워낙 과격해서 많이 위험해 보이기도 해요. 럭비 선수가 겪는  가장 흔한 부상은 뭔가요?

맞아요. 럭비는 정말 위험한 스포츠입니다. 

럭비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몸 관리만 잘하면 럭비는 생각보다 안전한 스포츠다. 누구나 할 수 있다.’ 등의 말을 저는 호의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만큼 위험하단 얘기죠.

럭비 선수의 부상에 관한한 우리나라의 논문을 다 뒤져봐도 정확한 데이터가 없습니다. 결국 해외 논문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 럭비와 해외 럭비는 많이 달라 세세한 비교 분석이 불가능해요.

제 경험상 럭비 선수들이 흔히 겪는 부상은 발목과 무릎, 그리고 어깨라고 생각합니다. 발목과 무릎은 경기장 환경 때문에 많이 다치기도 합니다. 어깨 탈구 부상은 탈구 이후의 재활 과정이 문제인 걸로 보이구요.

그뿐만 아니라 뇌진탕 부상도 암묵적으로 많이 있다고 봅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될 때는 무조건 쉬게 하죠. 실제로 이와 관련된 가이드가 월드 럭비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럭비를 하는 이유는 그만한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에요. (웃음)

6. 럭비를 잘하기 위한 체격 요건은 뭔가요?

2019 일본 럭비 월드컵에서 선수들의 평균 키는 187cm, 평균 몸무게는 106kg이었어요. 그만큼 럭비를 잘하기 위해서는 선천적인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187cm까지 크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럭비 선수의 체격은 뱃살이 없고 근육들이 커요. 몸이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해 보일 정도죠.

포지션마다 조금씩 상이하긴 하지만 지구력, 근력, 파워, 스피드, 체력, 민첩성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피지컬 수준이 타 스포츠에 비해 높다고 생각합니다.

7. 현재 운영하고 계시는 유튜브 강력한 럭비 TV를 소개해주세요. 

저 혼자 모든 것을 다 하다보니 아직 라디오 수준이에요. (웃음) 주 콘텐츠는 럭비 경기 분석이고 때때로 럭비 뉴스를 전하기도 합니다. 

럭비계가 아직 크지 않아서인지 저 혼자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럭비협회에서 운영하는 걸로 착각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곤란할 때도 있긴 한데 이 유튜브 채널을 계속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럭비계에 뭔가 새로운 것에 생겼으면 해서예요. 

제 채널을 통해서 럭비가 흥미로운 스포츠라는 걸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합니다. (웃음)

8. 가장 인기 많은 콘텐츠를 소개해주세요.

2019년 럭비월드컵 A조 일본을 분석했던 영상이 가장 조회수가 높습니다.

9. 가장 반응이 좋았던 외부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 최동환

2018 인천 아시아 럭비 세븐스 시리즈에 발탁되었던 최동환(경희대, 現 상무) 선수의 유니폼을 판매해서 전액 기부한 일이에요. 

럭비 국가대표 유니폼은 어디서 살 수 있냐고 묻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요. 럭비 유니폼은 시중에 판매하지를 않거든요. (안타까움) 

그래서 작년에는 5만원에 직접 팔았습니다. 전액 기부하였구요.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하려고 해요.

김승준 럭비 기자

인커리지는 매월, 영감을 줄 수 있는 운동인을 인터뷰하여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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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1. 안녕하세요. 본인 김승준입니다! 너무 재밌게 인터뷰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럭비는 15인제를 뜻합니다! 저는 7인제 럭비를 말할 때는 럭비 세븐스 혹은 럭비 7인제라고 꼭 표현합니다. 얼마전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럭비 세븐스 팀이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해서 많이들 럭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시는데 꼭 구분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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